2008년 02월 10일
미스틱 리버 Mystic River

25년 뒤, 형사가 된 숀(케빈 베이컨)은 지미(숀 펜)의 19살 난 딸 케이티의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그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고, 뜻밖에도 또 한 명의 어린 시절 친구 데이브(팀 로빈스)가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자 사건은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미스틱 리버는 죄의 순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피치못할 일로 큰 정신적 폭행을 당한 데이브는 그 사건을 가슴 한 곳에 트라우마로 심어둔 채 평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데이브의 트라우마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것은 지미의 죄로부터 시작되어서 다시 지미에게 돌아온 끔찍한 결과입니다.
미스틱 리버에서는 선과 악보다는 그러한 죄가 낳아온 끊임없는 또다른 죄에 대해 밀도있고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한 마지막 부분의 숀과 지미의 대화는 저도 사족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퍼레이드 장면은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그 장면에서 선과 악을 갈라 버리고 선의 승리를 은근히 암시하는 헐리우드 스튜디오 영화의 공식을 지켰다면 이 영화의 의미는 아마 상당부분 사라져 버렸을 겁니다.
그런 스토리의 완성도를 더해 주는 건 역시 탄탄한 감독과 배우의 덕이구요. 전 개인적으로 계속 로버트 드니로를 떠올리게 했던 숀 펜도 좋았지만, 소심하고 불안한 눈초리의 팀 로빈스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멀고 먼 타지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살해당하고 지금은 잊혀지고 있는 어떤 남자와, 서울 바로 한가운데에서 수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신문 뉴스란의 스타가 되었던 어떤 남자에 대해서 "이 남자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 란 얘길 깊은 지식도 없이 주절주절 늘어놓는 건 얼마나 허망한 얘기인가를 느끼게 됩니다. 한 사람의 몰락에는 분명 이유가 있지만, 그건 그 사람 주위의 가정 사정이나 남긴 흔적 따위로 가볍게 판단할 만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보다 좀 더 복잡하고 깊고, 어두운 죄의 사슬이 이 세상 모든 곳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 reindeer.x-y.net 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 by | 2008/02/10 14:09 | Favorite - 영화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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